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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62): 자신의 이해부족이 성서읽기를 어렵게 한다는 어떤 형제에게!


나는 지난주일 예배를 마치고, 교회의 교제 실 한 식탁에서 담소를 나누는 중에 어느 한 형제가 먼저 목사님께서 고난과 부활절 기간에 누가복음, 사도행전, 그리고 로마서를 읽도록 한 권유를 힘입어 누가복음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해가 되지 않아 도저히 앞으로 진도가 나갈 수 없어 읽기를 계속하는 게 무척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나는 우선 교회 식탁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그런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을 만난 것이 정말 오래간만이라서 오히려 기뻤다. ‘그 말씀에 관한 참된 고민이 우리 크리스천들의 교제의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실제론 그렇지 못한 것이 항상 아쉬웠던 차에 그가 말씀 읽기에 관한 고민을 털어놔서 우선 반가웠고, 감사했다는 말을 먼저 전하고 싶다. 같은 식탁 맞은편에 앉아서 그의 말을 들어주던 다른 형제는 이해되지 않아도 몇 번이고 계속해서 읽다 보면 이해가 된다고 말해주었지만, 그는 이해가 되지 않는데 어떻게 계속 읽어나가겠느냐며 서로의 대화가 평행선을 긋고 있었다


그의 옆에 앉아 있던 나는 대뜸 그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하나님이 이해되세요?’ 그 형제는 무슨 말로 대답할지 망설였다. 사실 하나님께선 타락한 인간의 이성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분이심을 전제하고 던진 질문이었다. 서로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말하려고 한 번 더 나는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두 딸의 아버지이다. ‘아버지로서 두 딸이 이해되세요?’, ‘아니면, 딸들이 아버지를 잘 이해하는가?’라고 재차 물었다. 가족 간에도 이해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에 이해되는 것이 생명관계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어 던진 질문이었다


이제 그 자리에서의 경험을 빌려 모든 분들에게 묻고 싶다. 자녀들이 언젠가는 부모를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물론 부모조차도 자녀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한다는 것과 자녀들이 부모를 사랑한다는 말은 너무나 간격이 커서 이해하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그럴수록 더더욱 충돌이 생긴다고 말해주고 싶었고, 부모는 자녀를 위해 죽을 수도 있지만, 자녀들은 부모를 위해 목숨을 내놓기란 그리 쉽지 않다는 점에서 부모와 자녀 사이의 사랑의 벽도 크다는 그 본질적 차이에 대해서도 말해주고 싶었다. 생명의 선후관계를 말할 적에 바로 앞뒤로 찰떡처럼 붙어 있다고 생각되지만, 하나님과 인간과의 선후관계는 정말 하늘이고, 땅이다. 하나님과 그 말씀은 우리 인간의 이해를 초월한다고 뜻이다. 바울은 믿음에서 믿음에 이른다.’고 말할 뿐, 갉고 닦은 지식이나 이해를 통해 믿음에 이른다고 말하지 않았다

성서는 애당초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기초해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든 책이 아니다. 사람들은 큰 간격을 말할 때 아이들처럼 하늘과 땅만큼이라 말하는 걸 봐서 땅에 있는 사람이 하늘을 연구해서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겠지만, 진정 하늘과 땅을 지으신 하나님을 이해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누가 천국을 이해해서 가려고 하는가? 오직 믿음으로 가는 곳이 천국이다. 믿음으로 의롭게 된 사람만이 살 수 있는 곳이 천국이고, 그 의로운 삶도 믿음으로만 가능하다(1:17). 셋째 하늘을 경험한 바울조차 제삼자처럼 말하면서도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았다. 실제로 가서 경험하고서도 그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신비한 체험이었기 때문이었을 터


주님의 제자들은 그들 앞에서 베푸신 기적들을 목격하고서도 주님의 정체를 이해하거나 믿지 못했다. 우리 눈앞에 펼쳐진 가정의 삶조차 이해하기 힘들지만, 한 가족으로 살아간다. 서로 이해할 수 없는 경우에도 서로 믿고 사랑하며 순종하며 살아가듯이, 서로의 약점도 장점도 그저 사랑으로 받아들이듯이, 성서를 이해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도 오직 믿음으로만 가능하다. 내 이성과 지성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하신 일과 그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 참된 이성이며 지성인지 먼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매순간 밀려들어오는 현재라는 괴물, 헤아릴 수 없이 쏟아져 나와 우리의 이성을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우선 그것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살면 서서히 적응하고 이해가 되듯이 하나님의 말씀에 자신의 이성을 굴복시키면 그 말씀이 밝게 이해될 날이 다가오지 않겠는가?<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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