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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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뭔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사회 정치 문화 차원의 정보, 요리법, 집 값, 버스 노선, 연예인 정보, 스포츠 시합 결과, 맛집 소개, 아픈 데 무슨 약 먹어야 할지 등 수 없이 많습니다. 오래 전에는 궁금한 채 그냥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책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얻는 시대가 되었지만, 모든 책을 다 읽는 것이 아니어서 제한된 내용들을 뒤늦게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후 자유스럽게 전화할 수 있는 시대가 되니 어느 분야에서든 잘 아는 친구들에게 물어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한국에서는 ‘네이버’에게 물어보고, 미국에서는 ‘구글’에게 물어봅니다. 어지간한 것은 ‘이들이’ 즉각 찾아줍니다.
누군가에게 물어보던 옛날과 달리 이제는 정확한 정보를 얻을 가능성이 커졌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지식 정보의 양이 각 사람을 똑똑한 사람으로 만듭니다. 하지만 뭔가 아쉽기만 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잇는 열차 하나가 없어진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네이버에서 갖가지 김치 담그는 방법을 알려주긴하지만 시어머니의 손맛 전수는 간곳 없고, 각 교과목의 지식은 풍성하게 얻을 수 있지만 선생님과의 인격적인 대화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었으며, ‘그럴 때는 이런 것 먹어야 한다’고 투박스럽게 던져주던 친구들의 깊은 정이 점점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일상 영역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신앙생활, 교회생활도 그렇습니다. 전에는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물어오는 사람들이 많았고, 성경 읽다가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제법 많았습니다. 교회의 행정이나 내규를 잘 알 수 없다며 긴 설명에 귀 기울여 들었고, 제사를 드려야 하는지, 아이들 학교 가는데 어떻게 무엇을 교훈해 주어야 하는지, 영주권은 어떻게 내야 하는지, 담배를 끊는 방법을 알려달라든지, 부부 싸움 했다고 울며 찾아오는 사람까지 개인적인 것도 자주 물어왔습니다. 다 알지 못하지만 최선을 다해 이야기하는 중에 [정보] 보다 훨씬 더 큰 [정情]이 쌓여갔습니다. 이 때의 질문은 ‘소재’였고, 이야기는 오가는 ‘사랑’이요 ‘상호신뢰’였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무엇이나 네이버나 구글에 물어봅니다. 질문과 대답이 많이 줄었습니다. 사랑과 신뢰, 정이 줄어드는 것 같아 걱정됩니다. 이제부터는 목사에게 물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모든 것을 다 알고, 모든 대답을 다 해줄 수 있다는 뜻은, 결코,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얼굴 빨개질 일이 비일비재할 것입니다. 그러나 질문과 대답의 과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굴과 얼굴을 마주보며 대화 나누는 [사이] 입니다. 앞으로 신앙생활이나 교회생활에 대하여 장로님들에게 많이 물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목원들은 신앙과 인생, 자녀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목자목녀들에게 자주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점쟁이처럼 신적계시를 찾거나 컴퓨터처럼 정답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여는 질문을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는 동안 네이버와 구글이, 결코 주지 못하는 큰 것을, 서로 얻게 될 것입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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