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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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닭알이 부화되어 노란 병아리가 나오기 까지 21일이 걸립니다. 어떤 습관이 생기는 시간은 30일에서 90일로 봅니다. 강아지 임신기간은 평균 63일 정도이며, 아이가 잉태되어 출산까지는 9개월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덩치가 커서 그런지, 낙타, 코뿔소, 코끼리는 각각 400일, 550일, 650일 정도의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요즘 일만시간이라는 법칙을 말합니다. 일만 시간 투자하면 어떤 일에 전문가가 된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범사가 시작에서 끝에 이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외면하면 다급해집니다. 사람이 다급해지면 법이나 차례, 질서를 무시하고 덤벼들게 됩니다. 급한 마음에 끼어뜨는 새치기 심보가 그렇고, 정상적인 허락 없이 시작하는 일이 그렇습니다. 그러다 일이 그릇되거나, 마땅한 절차에 부닥치면, 쉽게 화를 내고, 연관된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종종 깨어집니다. 이러면, 성급하게 덤벼든 자기 자신을 탓하기 보다, 자신을 가로막는 각종 법, 차례, 질서, 제도 등을 탓하는 잘못을 범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우물에서 숭늉 찾듯, 매사에 성급한 마음을 품지 말아야 합니다.
현대 사회는 성급합니다. Fast food이나 drive through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뜸 들기를 기다리는 가마솥은 옛것이 되었습니다. 산고를 겪고 나온 문장 대신에 기계적인 단어 조합이 난무하며,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여 나온 말들은 찾아듣기 어렵습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 폰 속에 날아다니는 문장은 기호(언어 자체가 기호이지만)에 가까운 약자 투성이이며, 두뇌에서 내린 (자기 소원의) 명령은 뒤 돌아서면 누군가에 의해 바로 실현되기를 바라는 매직이 되었습니다. 손에 든 책 페이지 넘기는 즐거움보다 쉽게 듣고 보는 유튜브의 피상적 유희에 훈련되어가며, ‘빨리빨리’는 더 이상 우리 대한사람만의 민족성이 아니라 세계인의 공동언어가 되었습니다. 급함이 충돌합니다.
시간이 걸린다는 말은, 기다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햄버거도 기다려야 하지만, 사람은 더욱 더 기다려줘야 합니다. ‘사람 기다림’은 우리를 가르치고 만들어가는 힘이기도 합니다. 부모는 자녀를 통해 기다림을 배우며, 능숙한 사람은 초보자를 통해 기다림을 배우고, 성숙한 사람들은 미성숙한 사람들을 통해 기다림을 배웁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기다림은, 복권 한장을 손에 들고 기다리는 불확실한 미래가 아니라, 씨를 심고 가꾸며 열매를 기다리는 행복한 농부의 기다림과도 같습니다. 모든 일에 시간이 걸리니, 범사에 기다려야 합니다.
누군가 ‘내가 눈깜빡할 사이에 다녀올께.’라는 말을 합니다. 빨리 달려오겠다는 뜻이지만, 정말 그렇다해도, 우리는 ‘눈 깜빡할 사이’를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니 모든 일에는 나름대로의 시간이 걸리며, 세상의 모든 일은 기다림 끝에 이뤄진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인내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이 완전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십시오(약1:4)’ 우리 주님은 지금도 나를, 다음 계단 앞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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