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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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나이아가라 폭포에 처음 갈 때 일입니다. 큰 지도책 한권을 옆에 두고 겨우겨우 디트로이트를 넘어 캐나다에 들어섰습니다. 까다롭게 느껴졌던 입국심사를 마치고 고속도로에 들어섰는데 매우 한적하였습니다. 잠시 달리는데 눈 앞에 '100'이라는 속도게시판 숫자가 보였습니다. '와, 캐나다는 빠르게 달려도 되는구나' 생각하며 나름 질주(?)하였습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다시 살펴보니, 숫자는 mile이 아니라 km였습니다. 하마트면 큰일 날 뻔 했던거지요.
환산, 어디 갈 때마다 하는 일입니다. 마일을 킬로미터로, 파운드를 그램이나 킬로그램으로 바꿔야 합니다. 거리나 무게 뿐 아닙니다. 시간은 시차 계산하여 더하고 빼야 하며, 화폐는 달라를 원화, 엔화, 위안화, 유로화 등으로 바꿔야 합니다. 거꾸로 움직이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환산이란, 내 사는 지역과 가고자하는 지역이 다를 때, 꼭 해야만 하는, 번거롭지만, 필수적인 일입니다.
한 곳에 익숙하면 환산이 잘 안됩니다. 산술적 계산은 어렵지않으나 가치나 의미는 한참을 생각해야 합니다. 가게에 들어가 물건 하나 집어들고 '한국돈으로는 이게 얼마지?' '이게 비싼거야? 싼거야?'물어보는 것,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되는 사람이면 거의 겪는 일입니다. 이전에 살던 곳 삶의 환경을 기준으로 화폐가치 이상의 가치를 물어보곤했던 것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환산의 근거 및 기준이 현재 내가 사는 곳으로 옮겨지니, 다른 곳을 방문하여 같은 질문을 하게 됩니다.
하나님 앞에 설 때에, 내 인생의 모든 것은 어떻게 환산이 될까요? 주여 주여 부르짖고 선지자 노릇을 했어도 인정받지 못한 사람, 물 한그릇 나에게 주었다고 칭찬하신 작은 사람, 경제적 가치가 아닌 다른 의미의 가치 비교를 하신 과부의 두 렙돈 이야기가 있으니 분명 천국에서의 환산은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하는 세상가치 논리와는 다를 것입니다. 그러니, 내 사는 현세/현실 기준에 따라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믿었느냐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환산의 척도를 정하시는 분의 뜻을 따라 잘 믿고사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시차'로 잠못 이루는 시간에, 하나님 앞에서의 인생 총 결산의 [환산]을 생각하니, 그나마 서서히 찾아오던 잠마져 확 깨고 말았습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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