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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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새로운 시작을 위해.

admin 2017.09.19 09:06 Views : 469

아른바 오늘은 소풍날입니다. 봄이나 가을, 산과 들 속으로 나아가 마음껏 자연을 들여마시는 시간입니다. 몸과 마음의 무거운 짐들을 내려 놓을 수 있는 시간이고, 어색해진 사람들끼리도 섞여 살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헛헛한 삶의 구석구석을 먹고 쉬고 웃으며 채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런 좋은 날, 열두번째 [14일간의 약속]이야기를 하자니 좀 그렇습니다만, 미리 준비하자는 뜻이니, 너무 뜨악해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 가을이 되면 자주 듣는 시구詩句가 있습니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김현승님의 ‘가을의 기도’ 입니다. 우리 교회 목회를 시작한 이 후 대표기도에서 족히 십여번은 들어봤을 부분입니다. 그마만큼 가을이 되면 기도하기 좋은 계절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이 시는 뒤이어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와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라고 이어집니다. 가을은 자신의 영혼을 돌아보는 시간이고, 그러려면 일상생활에 적절한 거리를 둘 수 있어야하는데, 우리는 이것을 고독이라 합니다. 물론 ‘일상의 거리’보다 ‘하늘의 거리’가 더욱 더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가을이면 자주 듣는 또 하나의 시구가 있습니다. 릴케의 ‘가을날’입니다.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로 시작하는 시는, 열매가 무르익도록, 이틀만 더 따뜻한 날을 베풀어달라고 간구합니다. 포도송이에 마지막 단맛을 돋굴 수 있도록 들판에 바람을 놓아달라 애원합니다. 하지만, 이 시는 섬뜩하리만큼 열매없는 자의 긴 고독을 들춰보이며, 그러기에 은총을 베풀어달라 호소합니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앞으로도 집을 짓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홀로 있는 사람은 오랫동안 외롭게 그러합니다. 잠이 깨어, 책을 읽고, 길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나뭇잎이 떨어질 때면, 불안스레 가로수 사이를 이리 저리 헤맬 것입니다.]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이렇게 되지 않도록 친히 간섭해 달라는 중심의 탄원이 안쓰럽기까지합니다.


시인들은 [자연의 가을]을 통해 [인생의 가을]을 이야기 합니다. 남은 시간에 비해 이룬것 없는 안타까운 마음을 살짝 올려 놓습니다. 쓸쓸하리만큼 고독스러운 시어 이면에, 인생의 참된 의미가 어디서 시작하며, 어디서 완성되는지 적절하게 함축하거나, 숨은 신앙의 고백처럼 암시하기도 합니다만, 생각치 않은 시간에 찾아오는 월동준비를 잘 하자는 것입니다.


소풍날, 무겁지 않으려다보니, 시 해석과 같이 되어버렸습니다만, 가을입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말이 통하는 사람들과 만나는 사이에도 끼여 있는 [본질적 고독의 실체]를 보아야 할 때입니다~! 무엇이 [나의 가을]을 익게 하는 진실인지에 마음 열고 귀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나 자신처럼 굳어버린 습관도 걷어제치고, 하늘 빛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나를 향해 [이틀 더 내려주는 은혜]가 어떤 것인지, 그 은혜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할 때입니다. 확신없는 일상은 무의미한 관심으로 기울어질 뿐입니다. 이 가을에, 우리 성도들이 [14일간의 약속]이라는 시간을, 스스로, 잘 활용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입니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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