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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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가을에는 유난히 한국을 다녀온 교우들이 많았습니다. 볼 일이 있어서 다녀온 분들도 있지만, 마지막 고향 방문이라는 마음으로 다녀온 분들도 있는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이 한국 다녀온다고 하실 때에는 마음에 짠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 들수록 고향을 찾는 법인데, 우리는 실향민도 아니고, 어쩌다가 다른 땅에 와서 살고, 다른 땅에 묻히게 되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주 오래 전 물설고 낯선 이 곳에 이민 와서, 조국 땅에 자유스럽게 오가지도 못하다가, 고향을 그리며 외롭게 떠났을 분들을 생각하니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 많지 않았던 한인들끼리 마음의 한을 달래며 살았을 것이고, 어릴적 손 잡아 이끌어주시던 어머니를 그리며 세상 떠났을 것이라 생각하니 참으로 서러웠겠다 싶습니다.

 

그런데, 같은 일에도 다른 쪽에서 보면 다른 의미가 있듯, 이 땅은 꼭 서러워하며 살 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향방문을 자주 해도 될만큼 한국이 잘 살게되었거나, 반나절이면 갈 수 있도록 항공편이 좋아졌다는 것 때문이 아닙니다. 분명 그런 좋은 점이 일조를 하기는 하지만, 세계화된 지금 우리를 먼저 이곳에 부르신 하나님의 분명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정원에 심을 나무를 사는 주인의 뜻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나무를 사더라도 몇 그루는 이 담장 안에 심고, 또 몇 그루는 저쪽 담장 밖에 심기도 합니다. 주인의 눈길에는 어디에 있든지 같은 나무이며, 때되어 그늘을 드리우거나 열매를 맺을 때에도 주인의 의도대로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누구는 한국에 살게 하시고, 누구는 미국에 살게하셨으며, 한국에 사신 분은 한국에 있어야 할 열매를 맺은 것이며, 미국에 사는 우리는 미국에 있어야 할 열매를 맺고 산 것입니다. 그 땅에서 해야할 사명이 있고, 이곳에서 이루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는 다 같이 소중한 생명들입니다. 고향이 멀고 가깝다거나 고향 땅을 가고 안가고 문제가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그들의 사명이 있고 우리에게는 우리의 사명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얼마든지 돌아갈수 있는 한국 고향 땅이지만, 이곳에 우리를 두신 사명 때문에 안 가는 것입니다. 못가는 것이 아니라, 안가는

것이란 말입니다.

 

삶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고, 우리가 사는 삶의 터전은 각자의 사명과 연관됩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어디에 사느냐가 아니라 내 사명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왠지 모를 진한 서러움이나 뼛속 깊은 한이 밀려오면 눈이 어두워집니다. 왜 이곳에 살아야 하는지, 사명이 무엇인지 못보게 합니다.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옛날 세월과 옛 사람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기약 없는 헤어짐의 아쉬움이 공항 너머 여기까지 따라오겠지만, 좀 더 냉철하게 생각하고, 좀 더 의도적으로 느껴야 할 때입니다. 어디에 있는지, 나를 부르신 그 분의 소원을 따라 사는 것이 가장 가치있게 빛나는 나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사명 잃은 사람은, 생명 잃은 목숨과 같습니다. 금년 가기전에, 이것을 깊이 생각해야 새로운 한 해를 힘 있게 시작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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