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주 토요일 아침이면 사역자들과 장로님, 집사님 중 시간되시는 분들이 누룽지교제를 합니다. 잘 눌은 누룽지에 오트밀을 넣어 먹습니다. 가끔 반찬이 생기면 식탁이 풍성해지지만, 김치 하나로도 행복한 시간입니다. 어린 사역자들은 새벽에 일어나기도 힘들지만, 이 시간은 누구에게나 사역자로서 살아가는 양분이 생기는 시간입니다. 입으로 들어가는 먹걸이보다, 귀로 들어 마음에 쌓이는 이야기들이 그렇습니다. 회의나 강의 시간은 아니지만 귀담아 들으면 배우는 것이 적지 않습니다. 시작과 끝을 알리는 종소리 없고 정해진 커리큘럼 없지만, 다양한 이야기 속에 삶과 신앙, 목회의 좋은 DNA가 가득합니다. 이야기 속에 담긴 질문, 덕담, 농담, 정보, 확인, 도전 등을 통해 그 양분이 흐릅니다. 어느날 누군가 군대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 수송대, 식기 씻기, 방위병, 운전병, 고생, 놀던 이야기 등 한참 흘러갑니다. 분명 지나간 이야기들인데, 마치 오늘의 이야기인 것처럼 실감납니다. 그러다가 누군가 정치 이야기를 하면 한동안 그렇게 흘러가며, 누군가 스포츠 이야기를 꺼내면 그날은 또 그렇게 흘러갑니다.

 

[이야기story, narrative]는 매우 중요합니다.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 속에 삶, 철학, 도덕, 인생이 다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듣고 나면 이렇게 살아야겠다는 자기 다짐이 생깁니다. 딱딱한 강의는 지레 겁을 먹지만, 자연스러운 이야기는 누구나 그냥 빠져들어갑니다. 성경을 이야기식으로 풀어 놓거나 이야기식 설교를 하자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과거의 이야기들이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형성해주며, 상관없었던 남의 이야기가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줍니다. 우리를 만들어간다는 차원에서는 모든 이야기가 다 유익하지만,  그래도 하지 않아야 하는  [쓰레기톡]이라는 것들이 있으니 늘 조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나눌것인가?’ 생각해야 합니다. 의도적인 강의편성은 아니더라도, 이야기의 흐름을 만들어가는 정도의 의지와 지혜는 필요합니다. 토요 누룽지 모임 뿐이겠습니까? 집안에서가 그렇고, 식탁의 교제라고 하는 주일 아침, 점심 시간도 그렇습니다. 몇 사람이 마주 앉은 행복한 커피 타임도 그러하며, 일정하게 만나는 매주 목장 모임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어느 자리에서든지, 마음 먹고 온 사람들이 다시 오고 싶은 마음,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어야 합니다. 그러니 우리들의 나누는 [이야기]를 자주 점검해봐야 합니다. 의사를 만나 건강이야기를 하고 싶고, 회계사를 만나 세금 이야기를 나누려는 것이며, 비지니스맨을 만나 사업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이야기만 하다 온다면 마음과 시간이 허전할 것입니다. 목장은 어떨까요? 목장은 신앙과 인생의 모판과 같은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자연스러운 영성으로 서로 위로 격려 칭찬하며, 그리고 서로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기도와 감사의 제목을 찾는 자리입니다.  좋은자리가 유익함으로 이어지도록 만들어봅시다. []